뜨거운 태양 아래에서도 문화와 미식을 동시에 누리고 싶다면 유럽 여름 여행만큼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유혹합니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의 숨결이 공존하는 이탈리아, 우아함과 예술이 거리를 채우는 프랑스, 그리고 열정적인 축제와 해변이 어우러진 스페인까지 올여름 당신의 취향을 만족시킬 유럽 3국의 모든 것을 깊이 있게 안내합니다.
이탈리아: 예술과 낭만이 살아 숨 쉬는 태양의 나라
이탈리아의 여름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합니다. 로마에서는 트라스테베레 골목마다 흘러나오는 라이브 재즈와 스트리트 퍼포먼스가 고대 유적의 장엄함과 대비를 이루며 여행자를 사로잡습니다. 피렌체에서는 우피치 미술관의 명화와 두오모 대성당의 대리석 돔이 뜨거운 햇살에 반사되어 더욱 웅장하게 다가옵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7월 중순부터 라군에 퍼지는 ‘레뎅토레 축제’ 덕분에 수백 척의 배가 불꽃놀이 아래 물결을 가릅니다. 남부로 눈을 돌리면 아말피 해안의 ‘레몬길’에서 상큼한 레몬 그라니타를 손에 들고 코발트빛 지중해를 내려다볼 수 있고, 시칠리아 타오르미나는 고대 그리스 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페스티벌과 에트나 화산 일대 와이너리 투어로 미식 애호가를 유혹합니다. 특히 6·7월은 햇살이 길어 노천 카페에 앉아 아페롤 스프리츠를 마시며 석양을 감상하기 좋고, 관광지 간 고속철 ‘이탈로’ 할인 프로모션이 많아 이동 부담도 적습니다. 진정으로 예술과 낭만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탈리아의 여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자 오페라 무대가 됩니다.
프랑스: 우아함과 감성이 만나는 여름 여행
여름 프랑스의 키워드는 ‘우아한 다양성’입니다. 파리에서는 7월 ‘파리 플라주’가 시작되어 센강 변에 인공 해변이 조성되고, 밤에는 무료 영화 상영과 DJ 파티로 도시가 살아납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 앉아 거리 화가들의 스케치를 바라보다가 해가 지면 샹젤리제 거리로 이동해 불빛이 반짝이는 개선문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세요. 남부 프로방스의 라벤더 밭은 6월 말부터 7월 중순이 절정인데, 보랏빛 물결 사이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와 ‘라방뒤 판’ 오픈마켓에서 만나는 라벤더 꿀은 프랑스 향기를 집으로 가져갈 최고의 기념품입니다. 니스·칸·생트로페로 이어지는 코트다쥐르는 고급 리조트와 요트가 즐비하지만 바닷가 산책로 ‘프롬나드 데 장글레’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열려 있어 낮에는 맑은 지중해, 밤에는 화려한 카지노 불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라면 루아르 계곡 샤토 투어에서 푸메 블랑, 샤토 사브뉴와 같은 여름철 화이트 와인을 시음해 보기를 권합니다. 마을마다 열리는 브로칸트 벼룩시장은 앤틱 감성을 자극하며, 7월 14일 혁명기념일의 불꽃축제가 프랑스 전역을 붉게 물들입니다. 도심·자연·미식을 골고루 아우르는 여름 프랑스는 감성 여행자를 위한 완벽한 캔버스입니다.
스페인: 열정과 축제의 나라에서 맞이하는 여름
스페인의 여름은 뜨거운 태양과 더 뜨거운 사람들로 완성됩니다. 7월 초 팜플로나 산 페르민 축제의 소몰이 행렬은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고, 이어지는 칼데론 광장의 전통 댄스는 스페인 특유의 활기를 보여줍니다. 바르셀로나는 가우디 작품들이 햇빛에 반사되어 모자이크처럼 빛나고, ‘그라시아 페스타’ 기간엔 골목 단위로 꾸며진 테마 장식이 예술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지중해의 시원한 바람을 원한다면 코스타브라바의 숨은 소도시 ‘타마다’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밤이 되면 칼라마르 요리와 상그리아 한 잔으로 피로를 씻어낼 수 있습니다. 이비사 섬은 일몰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렉트로닉 댄스 클럽이 유명하지만, 북동쪽 ‘벤리라 동굴비치’는 명상과 요가를 하는 조용한 휴식처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세비야의 플라멩코,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그라나다의 알람브라궁전을 통해 이슬람·카톨릭 문화의 혼재를 경험할 수 있으며, 여름 저녁 알바이신 지구에서 바라보는 붉은 노을은 시간이 멈춘 듯한 감동을 줍니다. 음식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마드리드 ‘산미겔 시장’의 타파스, 발렌시아의 본고장 파에야, 남부 헤레스의 셰리 와인은 무더운 날씨에도 식욕을 돋우고 여행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듭니다. 예술·낭만·미식·축제가 모두 담긴 유럽 여름 여행의 답은 결국 당신의 여행 스타일에 달려 있습니다. 르네상스와 고대 로마를 걷고 싶다면 이탈리아를, 세련된 도시 감성과 라벤더 향기를 원한다면 프랑스를, 끝없는 에너지와 해변 파티를 즐기고 싶다면 스페인을 선택하세요. 지금 항공권 검색창을 열고, 올여름 당신만의 유럽 이야기를 써 내려갈 차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