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CODA)는 2021년 개봉한 감동적인 드라마 영화로,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과 그들 사이에서 홀로 듣는 능력을 가진 딸이 겪는 갈등과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시안 헤더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에밀리아 존스, 트로이 코처, 마르리 매틀린, 다니엘 듀란트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2014년 프랑스 영화 라 팜므 벨리에(La Famille Bélier)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보다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가족과 꿈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루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 그리고 자아실현이라는 깊이 있는 주제를 담아낸다. 특히, 실제 청각장애 배우들이 출연하며 현실성을 더했고, 농인(청각장애인)과 비농인(비장애인) 간의 소통 방식과 문화적 차이를 섬세하게 표현해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1. 청각장애 가족 속에서 홀로 듣는 능력을 가진 루비
영화의 주인공 루비 로시는 매사추세츠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부모와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그녀의 가족은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루비만 유일하게 듣고 말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루비는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가족의 통역자가 되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살아왔다. 루비의 가족은 어업에 종사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하지만 이 마을에서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어업 협회와 거래처와의 소통이 어려워 늘 루비의 도움이 필요하며, 루비는 가족을 위해 학교를 마친 후에도 배에서 일하고, 시장에서 협상을 돕는다. 그녀의 하루는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루비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그녀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우연한 기회로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 그녀는 음악 교사인 미스터 V(유진오 데르비즈)의 지도 아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루비가 보스턴의 버클리 음악 대학에 지원할 것을 권유하며, 그녀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러나 루비는 꿈을 좇고 싶어도 가족을 떠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그녀가 없으면 부모님과 오빠는 세상과 소통하기 어려워지며, 그녀의 존재는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따라야 할지에 대한 갈등이 영화의 중심 갈등으로 자리 잡는다.
2.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성장
루비가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면서, 가족과의 관계는 점점 더 긴장감을 띠게 된다. 부모와 오빠는 그녀의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특히 아버지 프랭크는 "귀로 들을 수 없는 우리가 어떻게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알 수 있겠느냐"라고 말하며 그녀의 선택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루비에게 음악은 자신만의 자유와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이지만, 부모에게는 생소한 세계다. 루비가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가려할수록 가족은 그녀가 자신들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특히, 루비가 버클리 음악 대학에 지원하려 하자, 가족들은 그녀가 떠나면 생계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루비는 음악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노래를 이해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결국은 가족이 그녀의 꿈을 인정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루비와 가족 간의 갈등은 깊어지지만,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순간들이 쌓이면서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특히, 영화는 대사보다는 비언어적인 표현과 농인 문화의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루비의 가족은 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의 사랑과 감정은 오히려 더욱 강렬하게 표현된다.
3. 감동적인 결말 그리고 코다의 전하는 메시지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루비가 음악 대학 입학 오디션을 보는 장면이다. 그녀의 가족은 처음에는 공연장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그녀를 응원하기 위해 극장에 들어선다. 하지만 공연 중에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들은 객석에서 다른 관객들의 반응을 보며 루비가 얼마나 훌륭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영화의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가 찾아온다. 루비는 마지막 곡을 부르며, 가족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어(수화)로 가사를 전달한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그녀가 가족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다리를 놓는 과정이며, 가족이 비로소 그녀의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루비는 가족을 떠나 음악 대학으로 향하게 된다. 부모님과 오빠는 처음에는 그녀를 놓아주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녀가 자신의 길을 찾는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는 가족의 사랑이 단순히 함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의 꿈과 자유를 인정하는 것에서도 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코다는 단순한 성장 영화가 아니라, 가족과 꿈,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루비는 가족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지만, 동시에 가족과의 유대를 잃지 않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성숙한 관계로 나아간다. 이 영화는 또한 청각장애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 농인 배우들이 출연하여 청각장애인 가족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수화와 비언어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트로이 코처는 이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청각장애인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널리 알렸다. 코다는 가족 영화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성장 이야기로 다가온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때로는 가족과의 갈등 속에서도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가족의 사랑이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그려내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