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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토라는 남자 속 고립된 삶, 변화, 따뜻한 흔적들

by hrbnews 2025. 3. 27.

영화 오토라는 남자 관련 사진
영화 오토라는 남자

 

오토라는 남자(A Man Called Otto, 2022)는 마크 포스터(Marc Forster) 감독이 연출하고, 톰 행크스(Tom Hanks)가 주연을 맡은 감성 드라마 영화다.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 Backman)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오베라는 남자』를 원작으로 하며, 2015년 스웨덴 영화 A Man Called Ove의 미국 리메이크 작품이다. 세상을 냉소적으로 대하던 한 중년 남성이 새로운 이웃을 만나면서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이 영화는, 인간의 고독, 상실, 그리고 다시 연결되는 관계의 따뜻함을 잔잔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상실을 이겨내는 치유의 서사와 유머가 적절히 어우러진 이 작품은 연령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1. 오토라는 남자 속 고립된 삶이 만들어낸 냉소와 상처

영화 오토라는 남자에서 주인공 오토는 아내를 잃은 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중년의 남성이다. 그는 매일같이 동네를 돌며 이웃들의 사소한 규칙 위반을 지적하고, 혼잣말을 하며 삶에 대한 회의와 냉소를 내뱉는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서 질서가 흐트러지는 것을 참지 못하고, 타인과의 관계에도 벽을 두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 이면에는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으로 인한 깊은 상실감과 외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오토는 반복적인 자살 시도를 통해 삶을 포기하려 하지만, 그때마다 어딘가에서 예상치 못한 방해가 들어오며 죽음을 마주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이사 온 이웃 ‘마리솔’ 가족이 오토의 삶에 등장한다. 시끌벅적하지만 진심 어린 접근을 시도하는 마리솔과 그녀의 남편, 아이들은 오토가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영화는 이처럼, 겉으로는 까칠하고 완고해 보이는 한 남자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오토의 냉소는 그의 고통이자 방어기제이며, 관계의 단절이 곧 치유의 부재였음을 영화는 조용히 보여준다.

2. 뜻밖의 이웃과의 교류 속에 피어난 변화

마리솔은 오토의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에 계속해서 다가간다. 그녀는 오토에게 음식을 나누고,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부탁하며, 어느새 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 처음에는 억지로 돕던 오토도 점차 스스로 나서서 이웃들을 돕게 되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삶의 활기를 되찾는다. 그는 고장 난 차를 고쳐주고, 아픈 이웃을 병원에 데려가며, 동네의 모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간다. 영화는 이처럼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통해 오토가 다시 ‘사람’과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플래시백을 통해 아내 소냐와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왜 그가 그렇게 삶을 포기하려 했는지, 무엇이 그의 존재를 지탱해 왔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소냐는 오토에게 단순한 배우자가 아닌 삶의 의미 그 자체였고, 그녀를 잃은 후 그는 스스로를 아무 의미 없는 사람이라 여겨왔다. 하지만 마리솔 가족을 비롯한 이웃들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그는 다시금 자신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는 격정적인 사건 없이도 일상 속 작은 변화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는지를 진심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다.

3. 작별을 준비하며 남긴 따뜻한 흔적들

시간이 흐르며 오토는 과거의 아픔을 온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가족과 같은 이웃들과의 관계를 통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는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조용히 고민한다. 오토는 마지막까지 주변 사람들을 위해 준비를 한다. 마리솔 가족에게 차량을 넘기고, 애정 어린 편지를 남기며, 자신이 떠난 후에도 이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어느 날 그는 조용히 세상을 떠난 채 발견되고, 장례식에는 많은 이웃들이 모여 그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마리솔이 오토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으며 그가 남긴 따뜻한 흔적들을 되새기고, 새로운 생명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오토라는 남자는 결국 고독한 남자가 다시금 타인과 연결되며 삶의 의미를 되찾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따뜻하게 남겨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이 영화는 상실, 고독,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잔잔하지만 진심 있게 풀어내며, 현대 사회 속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단지 혼자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연결된다는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 작품은, 관계의 회복과 사랑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인생 영화로 오래도록 기억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