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Luca, 2021)는 디즈니·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엔리코 카사로사(Enrico Casarosa)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해안 마을을 배경으로, 바다 괴물 소년 루카가 친구들과 함께 지상 세계를 경험하며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판타지적 요소와 실사 같은 풍경, 그리고 따뜻한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우정, 정체성, 가족, 용기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한다. 특히 루카는 ‘다름’을 받아들이고,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며,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선사한다. 디즈니·픽사의 전통적인 감성과 새롭고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잔잔한 여운과 따뜻한 위로를 남긴다.
1. 루카, 바닷속 소년이 처음 만난 지상 세계
영화에서 루카는 바다 속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바다 괴물’이다. 그는 부모의 보호 아래 평범하고 안전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수면 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있다. 루카의 부모는 인간들이 자신들을 두려워하고 공격할 것이라며 그를 지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지만, 루카는 점점 그 세계에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루카는 알베르토라는 또 다른 바다 괴물을 만나게 되고, 알베르토는 지상에서 인간처럼 살아가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두 소년은 물 밖으로 나가면 인간으로 변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이용해 지상 세계를 체험하게 된다. 알베르토와 함께 한 모험은 루카에게 세상을 향한 창을 열어주고, 두려움 대신 설렘과 호기심을 느끼게 한다. 그들은 작고 예쁜 해안 마을 ‘포르토로소’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베스파’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다. 이처럼 루카의 여정은 단순한 지상 탐험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성장의 시작점이 된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고, 타인과 소통하며 꿈을 갖는 과정은 모든 이들의 어린 시절과 닮아 있어, 관객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 친구들과의 도전 속에서 마주한 진짜 나의 모습
포르토로소에서 루카와 알베르토는 베스파를 사기 위한 방법으로 자전거, 수영, 파스타 먹기 경주에 도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당돌하고 똑똑한 소녀 줄리아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한 팀이 되어 경주에 참가하게 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세 아이는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지만, 곧 함께하며 진정한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알베르토는 루카가 점점 줄리아와 가까워지면서 자신과의 거리가 생기는 것을 느끼고 질투를 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알베르토는 자신이 바다 괴물임을 드러내며 갈등이 생기고, 루카는 이를 감추기 위해 친구를 외면하게 된다. 이 장면은 루카가 진짜 자신과 타인의 시선 사이에서 얼마나 큰 갈등을 느끼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알베르토의 외로움과 두려움도 함께 드러난다. 영화는 이 장면을 통해 ‘다름’을 감추려는 사회의 시선,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고립과 상처를 보여주며,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이후 루카는 용기를 내어 자신도 바다 괴물임을 밝히고, 마을 사람들 앞에서 진짜 자신을 드러낸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고백이 아니라,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선언이며, 영화 전체의 감정적 절정을 이룬다. 그리고 놀랍게도 일부 마을 사람들은 이미 이들과 같은 존재였으며, 이로써 루카는 단지 외톨이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3. 응원의 순간과 성장의 완성
경주에서 우승한 후, 루카는 자신이 원했던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다. 그는 줄리아가 다니는 학교에 가고 싶어 했고, 줄리아의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그런 루카의 의지를 응원하게 된다. 알베르토는 처음에는 그와 함께 가길 원했지만, 결국 자신은 줄리아의 아버지와 함께 마을에 남기로 결심한다. 알베르토는 루카가 꿈을 좇을 수 있도록 자신이 대신 남겠다고 말하며, 형처럼 그의 등을 밀어준다. 두 친구는 이별을 맞이하지만, 그 순간은 단절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존중과 사랑의 표현이다. 이별의 순간 루카는 눈물짓지만, 기차를 타고 세상을 향해 떠나며 진정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영화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과 우정, 그리고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용기를 응원하며 끝맺는다. 루카는 더 이상 두려움 속에 갇힌 아이가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그것을 당당히 드러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 것이다. 루카는 결국 ‘다름’이 틀림이 아니라는 것을,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자유롭고 아름다운지를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바다에서 인간으로, 그리고 한 아이에서 세상을 향한 탐험가로 거듭나는 이 여정은 모든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전한다. 루카는 겉보기엔 작고 아기자기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사회적 메시지와 정서적 깊이가 담긴 보석 같은 영화다.